1. 외모지상주의와 자아의 왜곡
범유진 작가의 “I필터를 설치하시겠습니까?”는 청소년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중학생들도 읽기 좋은 쉬운 가독성을 지닌 책입니다.
이 소설은 외모지상주의와 디지털 세상에서의 왜곡된 자아상을 탐구하며 청소년들이 겪는 외모와 자존감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은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를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책 속에는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등장하며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첫 주인공 서연은 예쁜 언니를 부러워하며 자신의 외모에 열등감을 느끼는 동생입니다. 승형은 외모 때문에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껴 가면을 쓰고 유튜브에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평가하는 인물입니다. 마지막으로 채린은 아이돌 연습생이었으나 사고로 인해 평범한 고등학생이 된 인물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각각 독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2. 디지털 기술과 자아 인식
소설을 읽으면 우리가 스마트폰 앱을 설치할 때의 경험을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는 필요하다고 느껴진 앱을 설치할 때 그 앱이 제공하는 약관을 자세히 읽지 않고 넘어갑니다.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앱을 쓸 수 없으니까요. 소설 속 인물들도 자신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I필터' 앱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약관의 주의사항은 가볍게 생각하고 동의합니다. 그 결과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알지 못한 채 말입니다.
특히 승형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그의 엄마는 처음에는 자신의 아들이 아닌 가짜 아들 'I'를 선택합니다. 현실의 아들이 아닌, 보다 이상적인 모습을 한 가짜 아들을 선택하는 장면은 충격적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산택에 공감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설정은 부모와 자녀 관계, 그리고 부모가 자녀에게 기대하는 바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자식이기에 당연히 승형을 구해야한다는 입장과 그녀의 삶에 대한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 부딪히는 지점입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은가요?
3. 자아의 발견과 자존감
외모에 대한 평가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강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이제 모두가 익히 아는 바입니다. 오늘날 많은 청소년들이 마스크에 의존하는 이유는 슬프게도 전염병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 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I필터를 설치하시겠습니까?”는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며 외모에만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지를 일깨워줍니다. 물론 아름다운 외모는 장점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외모는 수많은 특성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특성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요. 청소년들이,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진정한 의미의 자존감을 키워 나가기를 바랍니다.